신변잡기/음식 & 요리

고구마 호두 케잌

세렌디피티 2003. 4. 8. 00:00


이 케익도 작은 실험정신의 일종이라고 할 만 하다.
왜냐.. 우리 집엔 오븐이 없지만 오븐을 대신하여 오븐형 토스터기를 활용하였기 때문이다.
언젠가 아빠가 사들고 들어오신 그 오븐 토스터기는 타이머만 있고 온도장치는 없다. 토스터는 2분, 고기 굽는건 15분 뭐 이런 식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과감히 케익을 굽기로 했다. 난 정말 그 오븐 토스터기가 식빵 굽는 거 말고 다른 걸 제대로 할 수 있는지 너무나 너무나 실험(!)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밀가루 반죽해서 익혀야 하는 케익은 아무래도 재료만 버릴 것 같아 고구마 호두 케익을 만들기로 했다(내 요리법에는 고무마 캐서로올 이라고 되어 있음). 요리모임에 나가서 배우고 한번 먹어본 뒤로 그 맛이 잊혀지지 않는 맛있는 케잌이다. 재료도 무척 간단하다. 고구마와 호두만 있다면 나머지 재료들은 평소에 집에 있는 재료들이다.

고구마는 우선 쪄서 껍질을 벗기고 으깬다. 고구마를 미리 익혀 사용하기 때문에 온도가 낮은 오븐 토스터기를 사용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고구마에 우유, 버터 등을 넣고 잘 저어준다. 너무 질지 않도록 우유의 양을 잘 조절할 필요가 있다. 또 고구마 자체가 단 맛이 많이 나므로 설탕과 버터도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밀가루와 흑설탕에 호두를 듬뿍 넣어 버무린 후 고구마 반죽 위에 듬성듬성 뿌려준다. 내 경우 반죽이 약간 질었으므로 그냥 섞어 주었다. 그리고 팬에 담아서 예열된 오븐 토스터기에 넣고 굽는다. 30분 이상 굽는다. 반죽 색깔을 잘 보면서, 겉이 타는지 잘 지켜보면서 구워준 후 꺼내주면 노릇한 고구마 호두 케익이 완성!

음.. 처음 굽는 케익치고는 너무 괜찮은 걸. 게다가 오븐도 없이 토스터기로.. ㅋㅋ. 혼자 신나서 잘 먹었다. 물론 아빠도 좋아하셨다. 엄마는 언제나 칭찬에 인색하신 관계로 코멘트 옮기는 건 생략하기로 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