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친구 남편
정말 오랜만에 일요일에 혼자 집지키고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TV채널을 돌리며 영화를 보고 있는데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내일 퇴근 후 별일 없으면 집에 와줄수 있냐는 것이다.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남편이 1박 2일 출장을 가는데 둘째 아이 출산예정일 열흘전이라 불안하다는 것이다. 남편한테 출장 안가면 안되냐고 한 모양인데 남편은 남편대로 출장일정 하루 줄인거란다. 어디로 출장가냐고 했더니 이천이란다. 이천이면 멀지도 않고 거기에서 자지 말고 오라고 하라고 했더니 남편은 시아버지께 와서 계셔달라고 부탁해보자고 했다나..
근데 예정일이 열흘이나 남았는데 하룻밤 와서 계셔달라고 부탁하긴 죄송하고 그래서 나한테 전화를 한 것이다.
첫째아이가 병원에 가는걸 너무 싫어해서 데려갈 수도 없고, 앞집에는 두 노인부부가 사시는데 또 아이가 늙은(?) 사람들을 싫어해서 앞집에 가는 것도 싫어하기 때문에 거기 맡길 수도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나도 내일 시간이 애매모호해서 이 친구한테 확답을 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내일 상황봐서 다시 전화해 주기로 했다. 그리고 설령 함께 자주지는 못하더라도 밤에 일이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라고 일러두었다. 다행히 우리집에서 차로 가면 10분도 안걸리는 곳에 산다.
내가 남편이었다면? 글쎄. 나 같으면 출장지에서 일이 밤 9시에 끝나도 대전에 내려와서 아내 곁에 있어주었을 것 같다. 한두시간쯤 서둘러서 새벽에 다시 올라가면 될 거 아닌가.
물론, 남편이야 조금 피곤하겠지. 그래도 아내를 불안하게 하고 자신이 불안해 하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을 거 같은데. -_-;;
정작 필요할 때 없다면 무슨 소용이냔 말이다.
친구 대신 내가 투덜투덜.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