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영화 & 드라마

나도 봤다. A.I.

세렌디피티 2001. 8. 23. 20:32

고백할 사실 하나는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모성을 자극하는 David 때문인지, 혹은 아득한 세월 뒤에 소원을 이루는 감동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울고 싶었는지..

혹자는 이런 동화적인 Happy ending이 유치하다고도 하고,
기대에 못미치는 혹은 어렵고 지루한 영화라고도 하고 말들이 많지만 내가 생각한 것은 단 두가지다.

첫째는, 무엇이 사랑을 원하게 하는가?
둘째는, 진심으로 바라는 소원은 정말 이루어 지는가?

첫번째 질문에는 답할 수가 없다.
인간이 멸종한 뒤에도 살아남은 고도로 발달한 A.I.들이 영화에서 말하길,
인간들은 신비한 존재이며, 그들은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고 애썼으며 답을 알고 있었다고..
사실 모든 것을 따지고 들어가면 그 시작은 '사랑'이다.
David이 탄생한 이유도 입양된 이유도 혹은 버려진 이유 마저 모두 그놈의 '사랑'때문이다.
어떠한 종류의 사랑이냐는 여기서 논할 바가 못되고, 내가 진정 궁금한 것은 무엇때문이냐는 것이다. 그저 막연히 추측하는 것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뭔가 태생적으로 우리 유전자에 심어진 무엇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유클리드의 공리를 따지지 않고 받아들이듯이, 살아있는 우리 인간은 원래 그런 존재. 사랑을 주거나 받아야만 행복해지는 원래 그런 태생적인 존재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두번째 질문에는 'Yes'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이유. 간절히 바라는 되는 까닭.
그 많은 동화가 수천년간 계속 읽혀오는 까닭.
그것은 인간이 행복해지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다소 유치한 말이지만 나 스스로 그러하길 바라고 믿기 때문인 것이다.

영화에서 David이 단 하루 낮동안만 소원을 이루고 영영 잠들어 버리는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존재 이유와 닿아 있다고 해야할까.

언젠가는 '왜'라고 묻지 않아도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여유와 지혜를 갖게 되기를 바래본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