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여행 & 해외

지리산 다녀와서 - 섬진강 은어회

세렌디피티 2001. 10. 14. 14:44
말로만 듣던 섬진강에 갔다.
물론 내가 늘 그리던 모습은 해질무렵 붉게 물든 섬진강 이미지이지만 워크샵이 7시에 끝나는 바람에 깜깜한 가운데 물인지 흙인지 모를 강만 보다 왔다.
그래서 섬진강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낮에 식당 잡으러 다녀온 우리팀 아가씨로부터 강에 재첩 긁는 아주머니들이 있었단 소리만 들었고, 오늘 아침엔 시원한 재첩국을 먹었다. 맛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쓸 말은 은어회 이야기 이다.
은어는 민물생선으로 손가락 두개 정도 크기다. 내장을 걷어내고 머리부터 꼬리위까지 도톰하지도 얇지도 않게 회를 떠서 나온다. 비늘은 겉에서 한두번 긁기만 하는 것인지 은빛 비닐이 그대로 붙어 있다. 비린냄새는 없다.
삐죽삐죽한 잔가시들이 조금 많은데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좋다. (이런걸 새꼬시라고 하나..암튼..)
재미있는 것은 나 앉은 테이블에 나 포함 네명이 앉았는데 한사람은 비늘 때문에 또 한사람은 가시때문에 은어회에 손도 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테이블에는 은어회가 무지 많이 남았고 덕분에 배부르게 실컷 먹을 수 있었다. ^^
은어튀김도 나왔는데 회 안먹은 사람들은 이 튀김에만 손을 가져갔다. 나는 튀김은 별 맛이 없어서 하나만 먹어보고 다시 회만 먹었다. --;;
서비스라고 장어구이가 반마리씩 나왔다. 장어맛보다 구이양념맛이 더 좋았던 것 같은데 그래도 나는 은어회가 더 좋았던 것 같다. ^^
문제는 잔가시들이 내 입천장을 다 헐게 만들었다는 정도다. 지금도 입천장이 따끔따끔 아프다.
입천장이 정상이 될 때까지 은어회 생각은 별로 안날 것 같아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