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디피티 2003. 2. 19. 00:00


오늘 아침 일어난 대구 지하철에서의 어처구니 없는 참사를 포함하여 생각해 보면 대란이란 곧 현실인 것이다. 재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것이다. 다만 라이터가 켜지지 전까지 그걸 몰라서 그렇지..

안전하다는 것은 아마도 착각이거나 무관심의 소산일 것이다. 우려하는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닌 것이다.

사실 얼마전에는 '전쟁'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다. 미국과 이라크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괜한 불안감.. 행여나 우리나라에도 하는 망측한 생각 탓이었다. 신변을 비관해서 대구 지하철에 불을 지른 것이 사실이라면 아마 신변을 비관하는 비슷한 류의 사람들은 어쩌면 차라리 전쟁이나 나라하고 내심 바랄지도 모른다. 생각 자체로도 끔찍하기 짝이 없다. 나는 전쟁이란 절대절대절대로 일어나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평화주의자라서가 아니라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보기 싫은 이기심 때문이다.

나는 전쟁 하면 지난 여름 수해를 입은 강원도 지역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떠오른다. 물론 전쟁이란 이것과 비교할바가 못되겠지만 어쨌거나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렇다. 잘 곳도 없고 씻을 물도 먹을 물도 없고 전기도 끊어지고 전화도 안되는 끔찍스런 이미지. 고개가 설레설레 흔들어지는 것이다.

만약 이런 일들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면 지금의 나와 내 환경은 천국이다. 매사에 감사하라는 의미가 이런 뜻이었나 싶다. 불평불만 하지 말아야 한다. 누가 그러더군. 삶은 딱 두가지라고. 감사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