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저녁에 응용광학특론 이라는 수업을 듣는데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하신 말씀.
상식과 전문지식이 싸우면(?) 상식이 이긴다.. 왜냐, 수십년 동안 아주 당연하게 믿어왔던 것(상식)을 뒤집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상식은 고민 안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가벼운 지식이라고 해두자.
전문지식은 상식하고는 어긋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더 정확하고 현상과 잘 맞는 진실이라고 해두자.
하지만 상식은 알고 있는 사람이 훨씬 많고 전문지식은 소수다. 숫자로도 싸우면 상식이 이길것 같다. 게다가 살아가는데는 상식만으로도 과히 부족하지 않다.
에구.. 결론을 내려니 힘들다. 내친 김에 오늘 상식과 전문지식의 비유가 나오게 된 이야기를 써보도록 한다.
오늘 수업은 렌즈의 수차(aberration)에 대한 것이었는데 수차의 여러 종류들 가운데 Astigmatism(비점수차)이란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Astigmatism 이란 렌즈의 광축과 평행하지 않게 (off axis로) 입사하는 빛 중에서 직교하는 두 평면상의 빛으로 인해 생기는 tangential focus와 sagittal focus가 일치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림 없이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인데 위 용어들과 좌표없이 일치 어쩌구 쓴 것에 대해 양해를.. -_-;;)
하지만 언뜻, 즉 상식 + 직관적으로 생각하기에 렌즈(구면렌즈)는 rotational symmetry를 가지니까 tangential focus와 sagittal focus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하지만 현상은 분명 그렇다. 볼록렌즈와 빛만 있으면 이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집에서 이걸 고민하고 있을 처지가 아닌 나는 질문을 던진다. orthogonal한 두 축으로 입사하는 빛이 느끼기에 렌즈는 대칭이므로 두 촛점이 일치하지 않는 걸 쉽게 이해할 수가 없다. 일치해야 할 것만 같다. 라는게 내 질문의 포인트 였는데..
교수님 왈.. 아니 우선 가벼운 한숨을 쉬시더니.. 교수님도 그걸 10년 동안 고민했다고 하시는 것이다. (really?) 그리고 이어진 대답은 볼록렌즈에 모아지는 태양빛의 예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의 확인. 나 역시 현상과 수학이라는 것에 할 말은 없지만 '일치해야만 할 것 같다'라고 중얼거렸고 교수님은 상식과 전문지식 이야기를 꺼내셨다. 혼자 더 열심히 고민해 보라는 뜻인 것 같다. 나는 그 10년의 고민이라는 말에 자그마한 위안을 삼기로 했고 상식을 약간 수정하기 시작했다. '그럴 것 같다'는 직관은 맞으면 다행이지만 어쨌거나 확인이란 절차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수업 끝나고 한동안 머릿속에서 볼록렌즈가 놀고 있었다. 렌즈를 이리저리 기울이고 앞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말이다. 효과가 있었나.. 좀 웃긴 이야기이긴 하지만 지금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 두 촛점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더 웃긴 것은 아직 수차보정이론에 대해 배우지 않았으므로 이 두개 촛점을 일치시키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자세한 것은 다음 학기에 배운다고 했으니 당분간은 이렇게 살아야 할 것 같다.
싸우면 상식이 이길런지 몰라도 진실은 상식과 다를 수 있다. 많이 고민할 수록 얻는 게 많아질 것이다.
싸움에 이기는 엉성한 상식보다는 지더라도 진리가 더 좋다. 이 부분에서 갑자기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중얼댄 갈릴레이 생각이 난다. ㅋㅋ. 넘 오버했나 보다. 자야겠다.
피곤한 하루를 마치며. 끝.
상식과 전문지식이 싸우면(?) 상식이 이긴다.. 왜냐, 수십년 동안 아주 당연하게 믿어왔던 것(상식)을 뒤집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상식은 고민 안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가벼운 지식이라고 해두자.
전문지식은 상식하고는 어긋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더 정확하고 현상과 잘 맞는 진실이라고 해두자.
하지만 상식은 알고 있는 사람이 훨씬 많고 전문지식은 소수다. 숫자로도 싸우면 상식이 이길것 같다. 게다가 살아가는데는 상식만으로도 과히 부족하지 않다.
에구.. 결론을 내려니 힘들다. 내친 김에 오늘 상식과 전문지식의 비유가 나오게 된 이야기를 써보도록 한다.
오늘 수업은 렌즈의 수차(aberration)에 대한 것이었는데 수차의 여러 종류들 가운데 Astigmatism(비점수차)이란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Astigmatism 이란 렌즈의 광축과 평행하지 않게 (off axis로) 입사하는 빛 중에서 직교하는 두 평면상의 빛으로 인해 생기는 tangential focus와 sagittal focus가 일치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림 없이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인데 위 용어들과 좌표없이 일치 어쩌구 쓴 것에 대해 양해를.. -_-;;)
하지만 언뜻, 즉 상식 + 직관적으로 생각하기에 렌즈(구면렌즈)는 rotational symmetry를 가지니까 tangential focus와 sagittal focus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하지만 현상은 분명 그렇다. 볼록렌즈와 빛만 있으면 이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집에서 이걸 고민하고 있을 처지가 아닌 나는 질문을 던진다. orthogonal한 두 축으로 입사하는 빛이 느끼기에 렌즈는 대칭이므로 두 촛점이 일치하지 않는 걸 쉽게 이해할 수가 없다. 일치해야 할 것만 같다. 라는게 내 질문의 포인트 였는데..
교수님 왈.. 아니 우선 가벼운 한숨을 쉬시더니.. 교수님도 그걸 10년 동안 고민했다고 하시는 것이다. (really?) 그리고 이어진 대답은 볼록렌즈에 모아지는 태양빛의 예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의 확인. 나 역시 현상과 수학이라는 것에 할 말은 없지만 '일치해야만 할 것 같다'라고 중얼거렸고 교수님은 상식과 전문지식 이야기를 꺼내셨다. 혼자 더 열심히 고민해 보라는 뜻인 것 같다. 나는 그 10년의 고민이라는 말에 자그마한 위안을 삼기로 했고 상식을 약간 수정하기 시작했다. '그럴 것 같다'는 직관은 맞으면 다행이지만 어쨌거나 확인이란 절차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수업 끝나고 한동안 머릿속에서 볼록렌즈가 놀고 있었다. 렌즈를 이리저리 기울이고 앞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말이다. 효과가 있었나.. 좀 웃긴 이야기이긴 하지만 지금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 두 촛점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더 웃긴 것은 아직 수차보정이론에 대해 배우지 않았으므로 이 두개 촛점을 일치시키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자세한 것은 다음 학기에 배운다고 했으니 당분간은 이렇게 살아야 할 것 같다.
싸우면 상식이 이길런지 몰라도 진실은 상식과 다를 수 있다. 많이 고민할 수록 얻는 게 많아질 것이다.
싸움에 이기는 엉성한 상식보다는 지더라도 진리가 더 좋다. 이 부분에서 갑자기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중얼댄 갈릴레이 생각이 난다. ㅋㅋ. 넘 오버했나 보다. 자야겠다.
피곤한 하루를 마치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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